안녕하세요, 신병3대대에서부터 시작하여 정보통신학교를 마치고 이제 막 자대에 오게 된 847기입니다. 자대에 오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네요! 저는 지금 싸지방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정보통신학교의 병영생활에 대해 다뤄볼려고 합니다. 아마 일주일 정도 있으면 848기 분들이 훈련소를 마치고 특기학교로 오실텐데, 앞으로 오실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또한 다른 특기학교분들도 '아 정통학교는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847기 기본훈련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847기) 공군 훈련소 후기 (+주요 훈련 소개)
4월 24일 ~ 5월 26일까지 약 한 달 간의 훈련소 과정을 마친 847기 신병3대대 훈련병입니다. 기간 동안 느낀 점과 함께 이후에 입대하실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현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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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할 것들

정통학교에 오기 전에 궁금한 점이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수료 외박을 나왔을 때 검색을 좀 해봤었죠. 그러나 아무래도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은 오래된 정보들이다보니 실제와는 다르게 느낀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의 제가 궁금했던 것에 대해 정리를 해볼테니 원하는 부분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군기 빡센가요?
특기학교 첫날에 대대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기훈단은 군인을 만드는 곳이고, 이 곳은 자대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공부하는 곳이다. 따라서 이곳은 군기가 필요없다."
기훈단과 많이 다릅니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 거의 없었고, 단체 얼차려?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심한 폐급 짓(침구류에 대놓고 누워있는 등)을 하는 경우에만 개인적으로 동기부여를 줬습니다. 여긴 얼차려보다 감점을 더 많이 줍니다.
바른걸음(하낫~ 둘~)도 없었고 제식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공군의 전통(?)인 강당 억까도 없구요.
결론적으로 기본적인 예의만 지키시면 됩니다! (인터넷에선 정통이 군기가 빡세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 시기에 어느 조교가 있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밥 맛있나요?
훈련소보다 살짝 더 맛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메뉴가 여러 번 나와서 의아하긴 했는데ㅋㅋ 시리얼 빵 고기 등등 잘 나옵니다. 토요일에는 브런치 데이라고 해서 달달한 걸 많이 줍니다! 아이스티를 컵째로 준 적도 있습니다.
시설 어떤가요?
생활관 시설 레전드급으로 안좋습니다. 기훈단 때의 생활관을 축소한 느낌입니다. 관물함 침상 낡았고 벌레도 많이나오고 천장에서 물 떨어지는 자리도 있고... 그래서 첫날 오시게 되면 현타가 많이 올 겁니다. 시설이랑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첫날 잠을 거의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바깥 시설은 좋고 기훈단 때 밥 먹을 때마다 왔다갔다 힘들었는데 여긴 건물들 사이가 가까워서 편합니다. (식당은 바로 앞에 있고 수업 듣는 곳도 5분 밖에 안 걸림)
복지는 어떤가요?
훈련소에서는 복지랄게 없었지만 특기학교에는 쉬는 시간 동안 할 게 많았습니다. TV 시청 가능, 전화기 자유롭게 이용 가능, 자판기 이용 가능. 아주 작은 도서관도 있고, 체력단련실도 있었습니다. 원하면 밖에서 배드민턴 족구 등등도 가능했습니다.
거기다가 주말에는 거의 하루종일 폰을 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인터넷이 잘 안 터집니다. 정보통신학교인데 정보통신을 못함ㅋ) 다 누워서 조용히 오프라인 폰게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특학 오기 전에 무슨 게임할지 정해오는 것도 괜찮을 듯 하네요 ㅋㅋ
훈련소에서 군스라이팅 당하다가 와서 그런지 이정도 복지로도 꿀처럼 느껴졌습니다. 인터넷에선 정통교를 꿀통교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시설은 최악이여도 점점 적응이 되실 겁니다.
공부 빡센가요?
일정 상 1~9교시까지 있기 때문에 엄청 빡세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수업은 가볍게 진행되더군요. 아예 1시간은 자게 해주는 교관님도 계시고, 수업의 절반 정도는 질문답변이나 썰 푸는 시간으로 지나갑니다. 수업은 부담갖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수업이 가벼운 만큼 공부할 분량이 적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공부는 빡세지 않았죠. (교육생들 입장에선 양날의 검..)
아뜀, 불침번 같은거 있나요?
아뜀 X, 도수체조 X 였고, 불침번과 급양도우미가 있었습니다. 2주 정도 있는다고 치면 불침번과 급양도우미를 2번 씩 참여하게 됩니다.
교육생들 간의 분위기는?
특학에 오게되면 같은 특기끼리 같은 호실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이건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케바케겠지만) 서로 경쟁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여기지 않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필기했던 내용도 서로 보여주면서 공부했구요. 완전 소등 후 너무 떠들어서 조교가 쳐들어왔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특기학교 동기들을 적으로 보는 편견은 빨리 없애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정통학교가 정치와 통수의 학교로 불리기도 하지만 남들 다 거짓말한다고 따라하지 마시고... 떳떳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지내셨음 좋겠습니다!
하루 일과
하루 일과는 이렇습니다.
- 오전 6시 50분에 기상 방송이 울려퍼집니다. (기상, 기상! 847기 교육생 전체 기상!) 그리고 6:55에 아침 점호 집합 방송을 하죠. 7시까지 나가는 거니까 훈련소 때보다 빠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원칙상 집합 방송을 하면 2분 30초 안에 나가야 합니다.
지켜진 걸 본 적이 없지만) - 7시에 전부 집합한 후 식기 근무와 급양 도우미는 열외해서 식당으로 이동하고, 나머지 전체 인원은 정말 잠깐의 전파사항과 함께 호실로 헤칩니다. (헤쳐 구호: "미래의 디지털 전장은 우리가 지킨다!!!!")
- 밥을 먹으면 자유롭게 각자 호실에 복귀하여 쉬다가, 8시에 학과 집합을 해서 각 특기별로 찢어지며 학과장으로 이동합니다.
- 학과장에 도착하면 항상 20분 정도 자습 시간이 주어지므로 자거나 공부하면 됩니다.
자습 → 1~4교시 → 밥 → 자습 → 5~9교시 까지 진행 후 한 오후 5시 쯤 저녁을 먹고 호실로 복귀합니다. -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신변정리 시간(휴식시간)이었습니다. 자유롭게 효전화를 하거나 TV 보기, 체력단련실 이용하면 됩니다. 밖에서 배드민턴 족구 해도 되구요.
- 그 이후 30분 동안 청소 진행합니다. 호실 청소 3명, 나머지는 담당 구역(화장실 등)에 청소하러 갑니다. (누가 자꾸 떠드는 건지 청소할 때마다 항상 정숙히 청소하라는 방송이 나옴ㅋㅋㅋ)
- 청소가 끝나면 호실 안에서 조용히 점호 대기하다가 집합 방송을 듣고 밖에서 전파사항을 듣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이쯤되면 9시 50분 정도가 되는데, 이때부터 완전 소등인 10시 30분까지도 신변 정리 시간이므로 자유롭게 세면세치하다가 자면 됐습니다. 훈련소 때보다 잘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죠?
- 이후 원칙상 호실 전인원이 동의하면 연등을 12시까지 할 수 있는데 저희는 연등은 한 번 밖에 못했습니다. (애들 태도에 따라 시험 전날에만 해주는 것 같아요)
보다시피 훈련소 때처럼 유동적인 일정은 아예 없었고, 평일은 항상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시험이 끝난 이후로도요. 시험이 끝났어도 학과장으로 이동하므로, 교관님들이 영화를 틀어주실 겁니다. 저희는 코난, 너의 이름은, 고속도로 가족(848기도 꼭 봤으면 좋겠는 영화ㅎㅎ) 이렇게 봤었습니다.
팁
- 훈련소 때와 마찬가지로 대대근무, 군기근무 등이 있고 추가로 식기근무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공부가 빡세지 않기때문에 변별력은 가점을 받느냐 못 받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불침번과 급양도우미를 면제받기 때문에 마냥 손해를 보지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20명 넘게 많이 뽑기때문에 꼭 참여해 보세요.
- 성적이 높으면 높을 수록 좋은 건 맞는데.. 자대 TO가 다 1~2명 이러니, 솔직히 운빨이 더 큽니다. 따라서 열심히 하되 성적에 너무 스트레스 안 받으셨으면 합니다.
- 필기를 개빠르게 하셔야됩니다! 가능하면 교관님이 구두로 설명하는 것들까지 빠르게 필기해서 정리하세요. 프린트나 PPT에 나온 것들만 내서는 누구나 만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변별력을 내려고 아주 잠깐 언급했던 내용으로도 한 두 문제가 나왔었습니다.
정보체계관리 특기
저는 정보체계관리 특기였어서, 혹시 해당 특기이신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공군에서 전자계산 병과로 지원해서 들어오면 실제로는 정보체계관리(30010) 특기를 받게 됩니다.
- 원래 3주 동안 특기학교 과정을 이수했었는데, 845기쯤부터 1주 3일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유는 교관님께서 말씀하시길, 오래 배워봤자 실제 자대를 가면 쓸모없는 게 많아서 라네요. 그래서 요즘은 딱 필요한 것들만 배운다고 합니다.
- 예전에는 리눅스같은 것도 배우고 직접 컴퓨터로 실습도 하기도 했다는데. 저흰 실습없이 보안 프로그램, HTML, 컴퓨터 관리법 이런 것들 가볍게 배웠었습니다. 공부를 하실 땐 솔직히 이해랄 게 필요없고 그대로 통암기 하면 되는 식이었습니다.
- 교관님들이 MZ하신 분들이 많아서 훈련소 때보다 전체적으로 수업이 재밌었습니다. 수업시간 절반 정도만 빡세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게 해줘서 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전공자면 HTML은 다 아니까 편하지만 그 외에는 비전공자라고 불리한 건 아예 없었습니다. 애초에 다들 정처기 시험 보고 오신 거니까요.
- IT개발병, 정보보호병들도 30010에 해당하기 때문에 같이 수업을 듣습니다. (경쟁자가 아닌 유일한 사람들)
- 종이로 보는 실기 시험 3개 정도랑, 이론 시험(CBT라고 부르는, 컴퓨터로 보는 시험입니다.
사실상 설문조사가 메인인 시험.)을 봤습니다.
마치며
훈련소 땐 그렇게 안 가던 시간이 특학에선 빠르게 가더군요. 자대 가지말고 여기서 하루종일 누워있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빨리 적응이 됐었습니다. 처음에 대대장님께서 "나중에는 훈련소 때나 추억이지, 특기학교 때는 기억도 안 날겁니다~" 라고 말씀하신 게 떠오릅니다. 저도 벌써 특기학교에서 어떤 감정으로 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ㅋㅋ. 훈련소 후기글 쓸 때는 거침없이 파바박 썼는데 이 글은 사실 억지로 짜낸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사실 특기학교 시험에서 문제 하나를 잘못 이해해서 미끄러졌습니다. 그래서 위치로 합의점을 찾다가 국직부대로 자대를 오게 되었죠. 공군의 무덤, 국직에요. 하지만 국직이여도 상상한 것보다 백 배는 좋아서 이 곳에 온 걸 행운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훈련소 때 조교들이 자주 말하는 것, "위치랑 시설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이건 불변의 팩트인 것 같습니다.
특기학교는 자대 배치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곳입니다.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다만 어디로 튕기든 거기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날지는 전부 다 운에 달려 있기 때문에, 자대 걱정은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847기 짬찌의 충고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더 유익한 내용을 적고 싶었는데 특학은 그냥 그럭저럭 지낸 것 같아서 아이디어가 없네요 ㅋㅋㅋ 댓글로 궁금한 점 남겨주시면 가능한 답변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통교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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